내가 존경했던, 한 어른에게 돈을 때였다.
2015년 6월 투자를 명목으로 돈을 빌려달라 했고,
돈이 없다 하니, 대출을 해서 투자하라고 강요했다. (당시 원금 600만원 + 연이자 11%)
처음에 한두달 고기와 술을 사주고 그 후로는 뭐 없었다.
2021년 1월 6일 100만원을 마지막으로 잔액이 이제 30만원 남았다.
이 돈을 받는데 참 오랜시간이 걸렸다. (대략 7년)
박봉에 사회초년생이었던 나는 원금과 이자를 갚는 것도 버거웠으나,
그는 돈을 못갚아주는 이유가 항상 많았고, 항상 같은 레퍼토리다.
- 연체가 되면 안되니, 카드값 나가고 남는 거 줄게.
- 애 학원비/행사비, 각종 부조금들을 내고 나니 돈이 없네.
- 명절이라 본가 다녀오느라 돈이 없네.
- 돈 받을거 있는데 아직 못 받았다. 받으면 줄게.
이 사람을 겪으면서 깨달았다.
- 사람은 본인 생활을 최우선으로 하고, 남는 돈으로 빚을 갚는다.
- 남의 돈 소중한 줄 모르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다. 아니, 대부분이다.
- 앉아서 빌려주고 서서 받는다는 옛말 틀린 거 하나도 없다.
- 지인과 돈으로 엮이면 끝은 항상 불행에 수렴한다.
-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으려면, 돈은 절대 빌려줘선 안된다.
지금의 나는 비교적 금전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.
그래서 저 30만원이 없어도 살아가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.
이제 더이상 그에게 남은 잔액 30만원을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.
양심이란 게 있는 인간이라면 '내가 말하지 않아도 갚아주겠지'라는 그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과
'말 안한다고 갚지 않는 사람이라면, 더 큰 피해를 보기 전에 여기서 손절하고, 값싸게 인생 공부했다'라고 스스로를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이 공존한다.
가장 큰 이유는 이 돈, 이 사람 때문에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게 제일 싫다.
어느 쪽이든 상관없다. 확실한 건,
앞으로 내인생에서 남에게 돈 빌려줄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.(줬으면 줬지 빌려주진 않겠다.)
빚을 갚는 것은 수입의 문제가 아니다.
그것은 인품의 문제다. -P. 스미스-
사람을 잃고 싶지 않다면, 모든 금융거래는 은행과 하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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